" 이걸 전해달라고. " 그 날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파란 하늘 위로 새하얀 구름이 지나가는, 그런 평범한 날이었다. 푸르른 새싹이 나무를 장식하고 봄을 알리러 온 산뜻한 바람이 툇마루를 걸어다녔다. 초봄이였기에 쌀쌀한 기운은 다 물러나지 않았지만 조금씩 다가오는 봄에 바닷가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파도소리를 타고 다다미방까지 넘쳐 흘렀다. 환자들을 보내고 ...
사그락거리며 갈대가 조용히 몸을 흔든다. 들바람이 살며시 갈대를 어루만지다 남자의 머리카락을 한 번 스쳐 지나간다. 흔들리는 담배연기, 그 끝을 따라가면 지고 있는 태양이 눈이 부시다. 수평선으로 점차 몸을 숨기는 그는 하늘도, 구름도 붉게 물들이곤 떠나간다. 그게 아쉽다는 듯 까치는 태양을 향해 날아가며 울음소리를 짓고 남자는 조용히 그 소리를 듣는다. ...
바람의 날갯짓, 들판의 풀들을 흔들고 꽃을 스쳐지나 날아오른다. 태양에 빛나는 그 날개 끝은 백옥같은 흰색, 하늘 위에서 땅을 바라보니 꽃잎에 내려앉은 이슬이 햇빛에 고운 진주처럼 그 영롱한 빛을 뽐내다 떼구르르 바람의 장난에 그만, 톡하고 땅바닥에 자신의 몸을 눕힌다. 바람이 한번 더 꽃밭을 활강한다. 꽃을 따는 아이의 갈색 머리카락 사이사이를 지나가다 ...
그 단어를 기억하지 못하는 자들리는가, 기억이 움직이는 소리잃어버린 조각을 찾아 손을 뻗는 그 순간,자신이 잃었다는 것조차 기억하지 못할지니 부스럭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산턱을 넘는 발걸음, 덜그럭거리는 나무 가방 담배연기를 이끌고 그는 고개를 살짝 든다. 새하얀 머리카락 새바람의 날갯짓에 흔들리고, 그 사이로 보이는 검은 눈구멍. 그는 눈을 감는다. 햇...
먼지를 머금은 낡은 종이 냄새,은은한 조명 아래에서 무도회를 하듯 방을 이리저리 뛰어다닌다.이리 저리 널브러져 있는 책들의 무대 가운데에서 남자 하나가 펄럭하고 원고를 넘긴다.원고를 넘기는 손에 묻어 있던 검정색 잉크가 종이를 물들이고,남자는 그를 바라보다 이내 한숨을 쉰다.똑똑, 노크하는 소리검은 머리의 한 남자가 무대의 문을 열었다.한 걸음, 두 걸음 ...
사랑은 끝났다는데발길은 떨어지지 않고내 모든 꿈 버리고 바꾼 그대가사랑은 끝났다는데발길은 무슨 미련으로 떨어지지 않고 처마 끝으로 빗방울이 하나 둘 올라가던 담배연기조차도 흩어지게 하곤 땅 아래로 떨어진다. 그쳐가는 빗방울 속에서, 그는 한번 더 비가 오길 바랬을지도 모르겠다라고 나는 생각한다. 당신과 만난 날도 비가 오던 날이었다. 그 날의 처마는 너무나...
목련나무 가지 위 , 새 한마리가 노래를 부르며 꽃잎에 자신의 몸을 비빈다. 새하얀 목련 꽃잎 흔들리고, 새는 그 꽃잎을 물고는 아래로 떨어트린다. 하늘 하늘 한바퀴 두바퀴 춤을 추는 치마자락처럼 그렇게 돌던 꽃잎은 톡하고 하얀 머리의 남자의 머리 위에 앉았다. 살포시 감겨있던 그 새햐안 눈꺼풀 살짝 떠지며, 고개를 든다. 나무 기둥에 기대어있던 남자는 이...
> 29살, 183cm, 검정색 장발, 흑회색 눈동자 , 채도 낮은 파란색의 기모노 > 광맥줄기가 흐르고 있는 산 마을에서 태어난 아들.아버지와 어머니가 그 마을을 지키고 있던 충사로서, 그 업을 잇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그러나 충사인 부모님이 의뢰로 자주 집을 비우는 일이 있기 때문에,홀로 지내는 것에 대해 별로 거리낌을 느끼지 않...
내일이 오지 않는다면, 언제나 찾아왔던, 그렇게 평범한 나날들이 사라진다면같이 있어왔던 사람들에게 작별인사조차 하지 못한 채, 그렇게 내가 떠나게 된다면우리는 그렇게 헤어지게 되는건까요다시는 만나지 못하게 되는 건가요그건 싫으니까별님, 만일 내일이 있다면, 부디 그 날은 어느 날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날이기를같이 밥을 먹고, 같이 걷고, 같이 웃을 수 있는...
슌은 기모노를 끌어안는다.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기모노를 그는 움켜지고 오열한다.눈물은 떨어져 기모노를 물들이고,옅은 분홍색의 옷에는 붉은 꽃이 피어난다.그의 울음소리, 밤을 그렇게 채우고.그에 대답하듯 반딧불이는 별처럼 반짝거린다.애처롭게 아름다운 그 반짝거림은 하늘 끝까지 올라가고,그의 눈물은 바닥으로 떨어진다.몸을 웅크려 입술을 문다.눈을 감고 그는 ...
내가 넘어질 것 같은 것은사랑을 배우는 중이라서 겨우 걸음마 수준이라서 반딧불이는 이리저리 흔들리며 춤을 춘다. 한바퀴, 두바퀴 그렇게 방을 헛돌곤 달빛을 따라 발을 맞추는 그 자태 그 자태 별과도 같은 빛나니라, 아아, 그대여 흔들리는 촛불의 불꽃, 붉은 그 꽃이야. 당신의 그 붉었던 뺨보다 아름다웠을까. 어디 말해주오, 당신. 그 볼 붉히며 말해주오. ...
귀뚜라미 소리와 낙엽 밟는 소리에 노을지는 저녁이 시끄럽다.부스럭 부스럭, 산의 하루는 그렇게 지나가고나뭇잎 사이로 든 햇빛은 붉게 잎을 물들이고 있었다." .. 이제 슬슬 준비해야하나. "타케루는 고개를 들었다.붉은 햇빛에 눈이 부셔 눈을 깜빡거리다 그는 고개를 두리번거렸다.거처를 찾아야했다.연회가 열리는 곳이 근처이긴 하지만, 조금은 쉬어가야할 곳이 필...
아름다운 당신의 인생 길 위의 나는 당신이 피어논 꽃을 말하는 사람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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